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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산림복원을 위한 다양한 현안 중에 남한내부 이해당사자간 협력의 문제점과 향후 협력체계구축에 대한 말씀을 드겠습니다.
제 말씀은 커다랗게 두가지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우선 산림분야 대북지원 체계의 문제점과 장애요인, 그리고 지원 거버넌스의 특성과 문제점에 대한 이해입니다. 둘째는 복원을 위한 남한 내 이해당사자들간의 추진협력체계 구축과 추진전략 방향입니다.
두개의 사회학적 이론 혹은 개념이 활용되는데요, 산림경관복원 개념과 거버넌스 이론이 그들입니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국제사회에서 황폐지의 생태복원에 널리 활용되고 있는 ‘산림경관복원’ 개념을 북한 산림 복원에 새롭게 적용해 볼까 합니다.
그리고, 산림경관복원 개념을 바탕으로 북한의 산림 복원을 위한 프로그램을 어떻게 제안할 수 있는지 논의해 보겠습니다.
협력 거버넌스는 일반적인 거버넌스와 다르게 중앙정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남북관계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산림분야의 대북 협력 거버넌스의 특성과 문제점을 논의하고 이어서, 양국간 관계개선 진행단계를 고려하여 거버넌스 구축 전략을 논의하겠습니다.
지난 십수년간 우리나라가 시도한 대북 산림지원사업은 어려움을 많이 겪었는데요, 이를 정리한 문제점과 장애요인입니다.
우선 중앙정부의 대북 지원 및 협력의 문제점을 살펴보면, 복원에 대한 명확한 목표 및 방향 설정이 부족하다는 겁니다. 어느 곳에 누구와 무엇을 위한 목표로 어떻게 복원하겠다는 방향이 불명확하다는 거지요. 숲은 워낙 다양한 기능을 갖고 있으니 목재생산을 하겠다는 건지, 휴양이나 치유를 위함인지 혹은 생태보전을 위함인지에 따라 심을 나무와 방법 등이 달라질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또, 정책 및 사업추진을 위한 법적, 제도적 기반이 취약합니다. 두개의 코리아 간에 법률과 제도가 다른 것은 말할 나위도 없고, 국내 법에도 북한 산림사업을 지원할 구체적인 조항이나 정책적 가이드 라인이 없습니다.
북한의 수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남한 중심의 산림협력 사업을 해 온 것도 문제입니다. 북한이 비협조적이었던 것이 문제이지만, 우리도 그들의 수요파악에 무심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이런 결과로 산림 복원을 위한 프로그램의 협력 범위(scoping)에 대한 논의도 부족했습니다.
주요 이해당사자들간 역할 규명, 협력 체계 구축 전략의 수립 및 실행도 미흡했습니다. 과거 10여년간 대북산림사업을 했던 모든 당사자들과 대면 인터뷰를 한 결과 시스템적 접근을 하지 못하였던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당연히 당사자간에 북한에 대한 부족한 정보를 공유하고 문제를 해결한 체계가 없었다는 겁니다. 정부가 직접 지원을 못하니 대부분의 사업이 지자체 혹은 NGO 중심의 소규모였다는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산림복원 지원사업도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와 방향의 틀 속에서 움직여야 합니다. 주지하다시피 박근혜대통령은 한반도의 문제를 국제화하고 작은 통일을 실천해 큰 통일로 발전시키자는 개념을 갖고 있고, 이를 위해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와 동북아 협력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또, 통일기반 조성을 위해 구체적으로 농림축산업이 무엇보다 우선적으로 지원되어야 한다고 언급한 적도 있습니다. 이미 대통령 선거공약집에 북한산림 복원을 위한 지원을 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어, 경제와 환경을 묶는 평화통일을 지향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황폐산림 복원사업은 여러가지 의미에서 이번 정부의 통일 기조와 잘 합치함을 알 수 있습니다. 환경공동체로서의 접근 가능성이나, 그린데탕트를 통한 기후변화 공동대응 가능성 등이 그러합니다. 세밀하게 계획될 경우, 통일기반 조성 사업의 비 정치적인 사업 중에서 최우선으로 진행되어 모범적인 성공사례를 구축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개념과 방향으로 계획하고 추진하여야 모범적 성공사례가 될 수 있을지가 관건입니다. 그래서 이번 그림에서는 새로운 개념의 도입에 대한 논의를 하겠습니다. 바로 산림경관복원입니다.
기존 사업 구상들이 조림CDM과 같이 단일목표의 달성이 주된 목적이어서 농업 에너지 수자원 등과 유기적인 연계에 대한 고려가 부족했고, 또 북한의 내부 역량에 부합되고 그들이 시급히 원하는 사업을 충분히 제시하지 못했다는 반성에 따라, 위의 문제들을 해소할 수 있는 산림경관복원개념을 도입하는 것입니다.
이 개념에 대한 좀 더 기본적인 논의는 센터 블로그를 방문하시면 듣거나 읽어 보실 수 있습니다.
IUCN이 제시한 몇가지 원칙이 있습니다. 산림복원이 단순히 산림의 이슈가 아니라, 생태적 사회경제적 문화적 그리고 정치적 맥락에 맞춰 적용하는 유연한 과정 혹은 절차라는 겁니다.
또 복원대상지 주변의 이해당사자들 특히 지역주민의 참여가 필수적이라는 겁니다. 개별 산이나 소규모 단지가 아닌 경관단위에서 생태적 복원을 고려하여 지역사회의 민생을 해결하고 궁극적으로 인간사회의 복지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이 원칙들은 이미 많은 국가에서 적용되어 그 실효성을 입증받은 바 있습니다. 이해당사자 특히 지역사회와 충분한 대화 없이 사업을 진행하는 것은 일견 빠르고 효율적으로 보이지만 결국 이런저런 난항에 부딛혀 사회적 비용을 지불하게 된다는 겁니다. 선진국이나 개발도상국에서나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학계는 보고 있습니다.
과거 박정희 대통령 시절 우리나라 산림복원을 할 때는 꿈도 꾸지 못하던 절차와 원칙입니다.
지금 보고 계시는 사진은 산림경관을 설명할 때 자주 등장하는 것입니다. 멀리 훼손되었거나 혹은 잘 보존된 천연림이 있고, 그 아래 산불 등의 자연적 교란에 의해 갱신된 이차림 혹은 인공조림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곳은 대규모 복원이 이뤄져야 하는 곳인 반면, 농경지나 초지 혹은 훼손된 마을 인근 뒷산은 모자이크형 복원이 소규모로 연결되어 이뤄진다는 개념입니다. 이때 경관의 생물물리학적, 사회경제적 그리고 생태적 요소에 따라 훼손된 산림의 복원방법이 달라질 것은 당연하겠지요.
이 역삼각형 그림은 산림경관이 다양한 면적으로 복원되어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작게는 10헥타르에서 1만헥타르까지 가능합니다. 획일적인 면적할당으로 복원을 하는 것은 행정적으로 효율적일지 모르나 생태적인 측면에서는 불합리하다는 겁니다. 오른쪽에 제시된 산림의 기능은 최근 유엔환경프로그램에서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 생태계서비스의 3대 기능, 즉 조절과 제공 그리고 지원기능을 나열하고 있습니다. 이런 기능들을 적절히 배합해서 복원의 목표를 세우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개략적으로 산림경관복원의 절차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X축을 생태계의 상태로 두고, Y축을 생태계 속성으로 하면 복원의 진행과정을 이렇게 세 단계로 도식화할 수 있습니다. 완전히 훼손되어 나지상황일 경우에는 물리화학적 복원 즉 사방공사가 절실할 겁니다. 가뭄과 홍수 그리고 토양유실 등의 비생물적 장애를 어떻게 극복하는 가가 관건입니다. 두 번째 단계는 초기진입형 관목이 식재되고 점차 녹화되는 단계입니다. 이때는 활엽수 중에는 아카시 나무나 오리나무 혹은 싸리 등의 콩과식물이 적절하고 침엽수 중 리기다 등 척박한 토양에 잘 견디는 수종의 식재가 바람직합니다. 물론 수종선택에는 지역의 생물물리적 속성이 고려되어야겠지요. 식물의 생육을 활발하게 함과 동시에 여러가지 병해충에도 신경을 써야 하는 등 생물적 장애를 넘어야 하겠습니다.
마지막은 사회경제적 복원단계입니다. 이때는 주어진 생태적 특성과 지역의 사회경제적 특성에 맞는 토지이용이 고려되어 복원의 목표와 실행이 이뤄져야 합니다. 철저한 보호지역이 아닌 바에는, 주변 인간생태계와 동조되지 못하는 자연은 존속하기 쉽지 않습니다. 이때는 장애요소인 인간에 의한 개발 간섭과 산불 등의 부주의를 막는 겁니다.
그러나, 산림경관복원은 여기의 도식처럼 단순히 회복되는 쪽으로 만 가지는 않습니다. 한 장애를 극복하고 일단계 복원에 성공했다고 방심하면 언제 어떻게 원래 훼손상태로 다시 떨어지게 될 지 모릅니다. 많은 국가들이 산림복원에 성공하지 못하는 것이 바로 이 이유 때문입니다.
북한의 훼손된 산림복원에 이 개념을 겹쳐 놓으면 여러가지 고민이 생깁니다. 과연 토양의 상황은 어떠할까? 물줄기는 어떤 모습이어서 어디에 어떤 규모의 사방댐을 건설해야 할까? 훼손이전의 산림생태계의 모습은 어떠했을까? 거기에 근거해서 식재수종을 고려하면 좋겠는데. 각각의 산림경관에 어떠한 복원목표를 설정할까?
생물다양성 확보, 보호지역 지정, 목재생산 혹은 휴양기회 제공 등 다양한 생태계서비스를 어떻게 제공하도록 처방해야 하나? 지역사회의 요구는 무엇이고 가까운 미래에는 또 어떻게 변할까? 지금 당장 그들이 요구하지는 않더라도 소득이 높아지면서 요구하게 될 먼 미래수요는 무엇일까? 우리가 남한에서 이뤄보지 못한 생태복원의 꿈을 북한에 실현할 방법은 없는 걸까?
비록 전세계는 우리나라의 산림복원을 대단한 성공으로 여기지만 여전히 전문가의 마음에는 뭔가 허전한 구석이 있습니다.
이 표에 제시된 복원 프로그램은 북한의 수용성과 수요를 반영하기 위하여 1차적으로 북한 당국이 직접 작성해서 유엔사막화방지협약UNCCD,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그리고 유엔생물다양성협약UNCBD에 제출한 국가보고서와 여러 문헌자료들을 검토하여, 황폐산림 복원과 관련된 사업들을 도출하였습니다.
여기에 추가적으로 국제환경기구에 의해 추진되었거나 현재 추진되고 있는 북한 지원 환경관련 프로그램 현황을 분석하고, 마지막으로 남한에서 계획하고 있는 대북 지원 프로그램과 계획을 덧붙여 종합해서 복원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제안하였습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도된 의미있는 제안입니다.
법제도적 역량강화같은 소프트웨어로부터 기반시설건설 등의 대표적인 하드웨어 지원 등 사업의 폭과 종류가 다양합니다.
그렇다면 이런 사업은 누가 지원해야 할까요? 이 그림은 남한의 많은 이해당사자들을 나열하고 있습니다. 중앙정부와 지자체 그리고 학계전문가, NGO 를 포함해 기업등이 각자의 역할과 기능으로 관여될 것입니다.
여기에 국제기구의 역할도 중요하게 부각될 것입니다. 이들 이해당사자들은 사업실행과 관리, 능력배양 그리고 기술지원과 홍보 등의 다양한 분야의 일을 담당하게 됩니다. 이때 이들의 역할이 겹치거나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못할 경우, 북한 지원은 커녕 오히려 남남 갈등이 유발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현재 우리나라 이해당사자들간의 거버넌스 특성을 사회연결망분석을 통해 알아보았습니다. 모든 당사자들에 대한 전수 대면 조사 결과에 의한 도식화입니다. 이론적으로 협력 거버넌스는 4가지 유형으로 구분합니다. 네트워크의 복잡성과 자율성을 바탕으로 구분되었습니다. 현재 대북산림 협력은 오른쪽 아래의 탈규제적 거버넌스 체계를 갖고 있습니다. 중앙정부와 개별 당사자들간의 단순한 지원협력 관계만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폐쇄적이고 새로운 사업행위자에게는 진입장벽이 높습니다.
지금의 거버넌스 문제를 극복하고 개선해야 할텐데요, 다양한 행위자의 참여를 유도하고 적절한 경쟁구도를 유지하며 사업의 자율성 강화를 위한 규제완화를 지향하면서 중앙정부는 가이드라인의 제공과 강력한 후원자 역할을 해 주는 식이면 됩니다. 바로 네트워크형 거버넌스 구조로 가는 겁니다.
이제 단계별 이해당사자들의 관계를 다이아그램으로 보여드리며 현재의 상황에서 어떻게 협력체계가 개선되어지면 좋을지 보겠습니다. 지난 10여년간 겨례의 숲으로 대표되는 일부 NGO들과 지자체가 지원사업을 진행해왔으나, 5.24조치 이후 남북 교류협력은 전면적으로 중단된 상태입니다. 북한은 민족화해협의회 혹은 민화협으로 불리우는 NGO가 단일창구의 역할을 합니다. 여기서 북한의 원림사는 도시공원의 숲을 관리하는 조직입니다.
현재 통일부는 대북접촉승인과 남북협력기금의 사용을 책임지고있고, 조림을 위한 전문적인 자문을 하는 산림청과 함께 네트워크의 외곽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이들 중앙부서가 실질적인 네트워크의 중심축에 서서 이해당사자들의 협력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대북사업을 도와줄 수 있는 국제환경기구와의 연계를 구체적으로 설계해 나가야 합니다. 2단계 상황호전을 준비하는 겁니다.
남북 관계가 우호적으로 풀리는 시점에 통일부와 산림청 등 중앙중부의 역할이 당연히 중요합니다. 그러나 대북창구로서 우리정부가 북한의 NGO인 민화협과 동등한 수준의 논의를 진행할 수는 없습니다. 북한은 아직 ODA를 수용하지 않고 있으므로 여전히 남한의 지방정부 혹은 NGO가 대화창구 역할을 해야 할 겁니다.
이제 대북지원사업을 위한 체계를 서둘러 만들 시점입니다. 관련 중앙정부의 관계자와 산림, 통일, 법제도 그리고 국제협력 분야의 전문가들이 가칭 ‘남북산림협력전문가협의체’를 구성하고, 이 협의체가 중심이 되어 정부와 민간 이해당사자들이 참여하는 가칭 ‘남북산림협력민관협의체’를 구성해야합니다.
이 두개의 임시조직들이 심도있는 논의를 통해 가칭 ‘한반도산림복원센터’의 설립을 추진합니다. 이 센터는 주로 연구기능을 담당하게 됩니다. 동시에 다양한 재원확보를 위한 창구로 가칭 ‘한반도산림복원재단’이 설립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이제 남은 일은 개발협력의 본격적인 추진입니다. 남북이 그간의 신뢰관계를 기반으로 가칭 ‘남북산림협력기구’의 설립에 합의합니다. 이때 관련 법규 즉 ‘남북산림합의서’는 몰론이고 재원확보 및 활용방안, 복원의 목표와 구체적인 실행방법 등에 대해 광범위한 논의와 합의를 해야 합니다.
국가차원의 산림을 복원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전세계에서 우리나라 만이 그런 성공을 거둔 나라로 남아 있다는 사실이 증거입니다. 그러나 남한에서 성공하였다고 북한에 동일한 성공이 보장된다고 생각해서는 오산입니다. 산림복원에 대한 정치지도자의 의지와 국민의 지지, 사회제도, 대안적 에너지, 돈과 기술 확보 등이 필수 전제조건이지만 어느 하나 북한 상황에서 쉽게 기대하기 어려운 것 들 뿐입니다. 게다가 남한의 지원협력체계 구축도 쉬워보이지 만은 않습니다.
감사합니다.
북한 산림복원을 위한 다양한 현안 중에 남한내부 이해당사자간 협력의 문제점과 향후 협력체계구축에 대한 말씀을 드겠습니다.
제 말씀은 커다랗게 두가지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우선 산림분야 대북지원 체계의 문제점과 장애요인, 그리고 지원 거버넌스의 특성과 문제점에 대한 이해입니다. 둘째는 복원을 위한 남한 내 이해당사자들간의 추진협력체계 구축과 추진전략 방향입니다.
두개의 사회학적 이론 혹은 개념이 활용되는데요, 산림경관복원 개념과 거버넌스 이론이 그들입니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국제사회에서 황폐지의 생태복원에 널리 활용되고 있는 ‘산림경관복원’ 개념을 북한 산림 복원에 새롭게 적용해 볼까 합니다.
그리고, 산림경관복원 개념을 바탕으로 북한의 산림 복원을 위한 프로그램을 어떻게 제안할 수 있는지 논의해 보겠습니다.
협력 거버넌스는 일반적인 거버넌스와 다르게 중앙정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남북관계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산림분야의 대북 협력 거버넌스의 특성과 문제점을 논의하고 이어서, 양국간 관계개선 진행단계를 고려하여 거버넌스 구축 전략을 논의하겠습니다.
지난 십수년간 우리나라가 시도한 대북 산림지원사업은 어려움을 많이 겪었는데요, 이를 정리한 문제점과 장애요인입니다.
우선 중앙정부의 대북 지원 및 협력의 문제점을 살펴보면, 복원에 대한 명확한 목표 및 방향 설정이 부족하다는 겁니다. 어느 곳에 누구와 무엇을 위한 목표로 어떻게 복원하겠다는 방향이 불명확하다는 거지요. 숲은 워낙 다양한 기능을 갖고 있으니 목재생산을 하겠다는 건지, 휴양이나 치유를 위함인지 혹은 생태보전을 위함인지에 따라 심을 나무와 방법 등이 달라질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또, 정책 및 사업추진을 위한 법적, 제도적 기반이 취약합니다. 두개의 코리아 간에 법률과 제도가 다른 것은 말할 나위도 없고, 국내 법에도 북한 산림사업을 지원할 구체적인 조항이나 정책적 가이드 라인이 없습니다.
북한의 수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남한 중심의 산림협력 사업을 해 온 것도 문제입니다. 북한이 비협조적이었던 것이 문제이지만, 우리도 그들의 수요파악에 무심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이런 결과로 산림 복원을 위한 프로그램의 협력 범위(scoping)에 대한 논의도 부족했습니다.
주요 이해당사자들간 역할 규명, 협력 체계 구축 전략의 수립 및 실행도 미흡했습니다. 과거 10여년간 대북산림사업을 했던 모든 당사자들과 대면 인터뷰를 한 결과 시스템적 접근을 하지 못하였던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당연히 당사자간에 북한에 대한 부족한 정보를 공유하고 문제를 해결한 체계가 없었다는 겁니다. 정부가 직접 지원을 못하니 대부분의 사업이 지자체 혹은 NGO 중심의 소규모였다는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산림복원 지원사업도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와 방향의 틀 속에서 움직여야 합니다. 주지하다시피 박근혜대통령은 한반도의 문제를 국제화하고 작은 통일을 실천해 큰 통일로 발전시키자는 개념을 갖고 있고, 이를 위해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와 동북아 협력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또, 통일기반 조성을 위해 구체적으로 농림축산업이 무엇보다 우선적으로 지원되어야 한다고 언급한 적도 있습니다. 이미 대통령 선거공약집에 북한산림 복원을 위한 지원을 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어, 경제와 환경을 묶는 평화통일을 지향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황폐산림 복원사업은 여러가지 의미에서 이번 정부의 통일 기조와 잘 합치함을 알 수 있습니다. 환경공동체로서의 접근 가능성이나, 그린데탕트를 통한 기후변화 공동대응 가능성 등이 그러합니다. 세밀하게 계획될 경우, 통일기반 조성 사업의 비 정치적인 사업 중에서 최우선으로 진행되어 모범적인 성공사례를 구축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개념과 방향으로 계획하고 추진하여야 모범적 성공사례가 될 수 있을지가 관건입니다. 그래서 이번 그림에서는 새로운 개념의 도입에 대한 논의를 하겠습니다. 바로 산림경관복원입니다.
기존 사업 구상들이 조림CDM과 같이 단일목표의 달성이 주된 목적이어서 농업 에너지 수자원 등과 유기적인 연계에 대한 고려가 부족했고, 또 북한의 내부 역량에 부합되고 그들이 시급히 원하는 사업을 충분히 제시하지 못했다는 반성에 따라, 위의 문제들을 해소할 수 있는 산림경관복원개념을 도입하는 것입니다.
이 개념에 대한 좀 더 기본적인 논의는 센터 블로그를 방문하시면 듣거나 읽어 보실 수 있습니다.
IUCN이 제시한 몇가지 원칙이 있습니다. 산림복원이 단순히 산림의 이슈가 아니라, 생태적 사회경제적 문화적 그리고 정치적 맥락에 맞춰 적용하는 유연한 과정 혹은 절차라는 겁니다.
또 복원대상지 주변의 이해당사자들 특히 지역주민의 참여가 필수적이라는 겁니다. 개별 산이나 소규모 단지가 아닌 경관단위에서 생태적 복원을 고려하여 지역사회의 민생을 해결하고 궁극적으로 인간사회의 복지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이 원칙들은 이미 많은 국가에서 적용되어 그 실효성을 입증받은 바 있습니다. 이해당사자 특히 지역사회와 충분한 대화 없이 사업을 진행하는 것은 일견 빠르고 효율적으로 보이지만 결국 이런저런 난항에 부딛혀 사회적 비용을 지불하게 된다는 겁니다. 선진국이나 개발도상국에서나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학계는 보고 있습니다.
과거 박정희 대통령 시절 우리나라 산림복원을 할 때는 꿈도 꾸지 못하던 절차와 원칙입니다.
지금 보고 계시는 사진은 산림경관을 설명할 때 자주 등장하는 것입니다. 멀리 훼손되었거나 혹은 잘 보존된 천연림이 있고, 그 아래 산불 등의 자연적 교란에 의해 갱신된 이차림 혹은 인공조림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곳은 대규모 복원이 이뤄져야 하는 곳인 반면, 농경지나 초지 혹은 훼손된 마을 인근 뒷산은 모자이크형 복원이 소규모로 연결되어 이뤄진다는 개념입니다. 이때 경관의 생물물리학적, 사회경제적 그리고 생태적 요소에 따라 훼손된 산림의 복원방법이 달라질 것은 당연하겠지요.
이 역삼각형 그림은 산림경관이 다양한 면적으로 복원되어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작게는 10헥타르에서 1만헥타르까지 가능합니다. 획일적인 면적할당으로 복원을 하는 것은 행정적으로 효율적일지 모르나 생태적인 측면에서는 불합리하다는 겁니다. 오른쪽에 제시된 산림의 기능은 최근 유엔환경프로그램에서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 생태계서비스의 3대 기능, 즉 조절과 제공 그리고 지원기능을 나열하고 있습니다. 이런 기능들을 적절히 배합해서 복원의 목표를 세우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개략적으로 산림경관복원의 절차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X축을 생태계의 상태로 두고, Y축을 생태계 속성으로 하면 복원의 진행과정을 이렇게 세 단계로 도식화할 수 있습니다. 완전히 훼손되어 나지상황일 경우에는 물리화학적 복원 즉 사방공사가 절실할 겁니다. 가뭄과 홍수 그리고 토양유실 등의 비생물적 장애를 어떻게 극복하는 가가 관건입니다. 두 번째 단계는 초기진입형 관목이 식재되고 점차 녹화되는 단계입니다. 이때는 활엽수 중에는 아카시 나무나 오리나무 혹은 싸리 등의 콩과식물이 적절하고 침엽수 중 리기다 등 척박한 토양에 잘 견디는 수종의 식재가 바람직합니다. 물론 수종선택에는 지역의 생물물리적 속성이 고려되어야겠지요. 식물의 생육을 활발하게 함과 동시에 여러가지 병해충에도 신경을 써야 하는 등 생물적 장애를 넘어야 하겠습니다.
마지막은 사회경제적 복원단계입니다. 이때는 주어진 생태적 특성과 지역의 사회경제적 특성에 맞는 토지이용이 고려되어 복원의 목표와 실행이 이뤄져야 합니다. 철저한 보호지역이 아닌 바에는, 주변 인간생태계와 동조되지 못하는 자연은 존속하기 쉽지 않습니다. 이때는 장애요소인 인간에 의한 개발 간섭과 산불 등의 부주의를 막는 겁니다.
그러나, 산림경관복원은 여기의 도식처럼 단순히 회복되는 쪽으로 만 가지는 않습니다. 한 장애를 극복하고 일단계 복원에 성공했다고 방심하면 언제 어떻게 원래 훼손상태로 다시 떨어지게 될 지 모릅니다. 많은 국가들이 산림복원에 성공하지 못하는 것이 바로 이 이유 때문입니다.
북한의 훼손된 산림복원에 이 개념을 겹쳐 놓으면 여러가지 고민이 생깁니다. 과연 토양의 상황은 어떠할까? 물줄기는 어떤 모습이어서 어디에 어떤 규모의 사방댐을 건설해야 할까? 훼손이전의 산림생태계의 모습은 어떠했을까? 거기에 근거해서 식재수종을 고려하면 좋겠는데. 각각의 산림경관에 어떠한 복원목표를 설정할까?
생물다양성 확보, 보호지역 지정, 목재생산 혹은 휴양기회 제공 등 다양한 생태계서비스를 어떻게 제공하도록 처방해야 하나? 지역사회의 요구는 무엇이고 가까운 미래에는 또 어떻게 변할까? 지금 당장 그들이 요구하지는 않더라도 소득이 높아지면서 요구하게 될 먼 미래수요는 무엇일까? 우리가 남한에서 이뤄보지 못한 생태복원의 꿈을 북한에 실현할 방법은 없는 걸까?
비록 전세계는 우리나라의 산림복원을 대단한 성공으로 여기지만 여전히 전문가의 마음에는 뭔가 허전한 구석이 있습니다.
이 표에 제시된 복원 프로그램은 북한의 수용성과 수요를 반영하기 위하여 1차적으로 북한 당국이 직접 작성해서 유엔사막화방지협약UNCCD,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그리고 유엔생물다양성협약UNCBD에 제출한 국가보고서와 여러 문헌자료들을 검토하여, 황폐산림 복원과 관련된 사업들을 도출하였습니다.
여기에 추가적으로 국제환경기구에 의해 추진되었거나 현재 추진되고 있는 북한 지원 환경관련 프로그램 현황을 분석하고, 마지막으로 남한에서 계획하고 있는 대북 지원 프로그램과 계획을 덧붙여 종합해서 복원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제안하였습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도된 의미있는 제안입니다.
법제도적 역량강화같은 소프트웨어로부터 기반시설건설 등의 대표적인 하드웨어 지원 등 사업의 폭과 종류가 다양합니다.
그렇다면 이런 사업은 누가 지원해야 할까요? 이 그림은 남한의 많은 이해당사자들을 나열하고 있습니다. 중앙정부와 지자체 그리고 학계전문가, NGO 를 포함해 기업등이 각자의 역할과 기능으로 관여될 것입니다.
여기에 국제기구의 역할도 중요하게 부각될 것입니다. 이들 이해당사자들은 사업실행과 관리, 능력배양 그리고 기술지원과 홍보 등의 다양한 분야의 일을 담당하게 됩니다. 이때 이들의 역할이 겹치거나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못할 경우, 북한 지원은 커녕 오히려 남남 갈등이 유발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현재 우리나라 이해당사자들간의 거버넌스 특성을 사회연결망분석을 통해 알아보았습니다. 모든 당사자들에 대한 전수 대면 조사 결과에 의한 도식화입니다. 이론적으로 협력 거버넌스는 4가지 유형으로 구분합니다. 네트워크의 복잡성과 자율성을 바탕으로 구분되었습니다. 현재 대북산림 협력은 오른쪽 아래의 탈규제적 거버넌스 체계를 갖고 있습니다. 중앙정부와 개별 당사자들간의 단순한 지원협력 관계만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폐쇄적이고 새로운 사업행위자에게는 진입장벽이 높습니다.
지금의 거버넌스 문제를 극복하고 개선해야 할텐데요, 다양한 행위자의 참여를 유도하고 적절한 경쟁구도를 유지하며 사업의 자율성 강화를 위한 규제완화를 지향하면서 중앙정부는 가이드라인의 제공과 강력한 후원자 역할을 해 주는 식이면 됩니다. 바로 네트워크형 거버넌스 구조로 가는 겁니다.
이제 단계별 이해당사자들의 관계를 다이아그램으로 보여드리며 현재의 상황에서 어떻게 협력체계가 개선되어지면 좋을지 보겠습니다. 지난 10여년간 겨례의 숲으로 대표되는 일부 NGO들과 지자체가 지원사업을 진행해왔으나, 5.24조치 이후 남북 교류협력은 전면적으로 중단된 상태입니다. 북한은 민족화해협의회 혹은 민화협으로 불리우는 NGO가 단일창구의 역할을 합니다. 여기서 북한의 원림사는 도시공원의 숲을 관리하는 조직입니다.
현재 통일부는 대북접촉승인과 남북협력기금의 사용을 책임지고있고, 조림을 위한 전문적인 자문을 하는 산림청과 함께 네트워크의 외곽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이들 중앙부서가 실질적인 네트워크의 중심축에 서서 이해당사자들의 협력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대북사업을 도와줄 수 있는 국제환경기구와의 연계를 구체적으로 설계해 나가야 합니다. 2단계 상황호전을 준비하는 겁니다.
남북 관계가 우호적으로 풀리는 시점에 통일부와 산림청 등 중앙중부의 역할이 당연히 중요합니다. 그러나 대북창구로서 우리정부가 북한의 NGO인 민화협과 동등한 수준의 논의를 진행할 수는 없습니다. 북한은 아직 ODA를 수용하지 않고 있으므로 여전히 남한의 지방정부 혹은 NGO가 대화창구 역할을 해야 할 겁니다.
이제 대북지원사업을 위한 체계를 서둘러 만들 시점입니다. 관련 중앙정부의 관계자와 산림, 통일, 법제도 그리고 국제협력 분야의 전문가들이 가칭 ‘남북산림협력전문가협의체’를 구성하고, 이 협의체가 중심이 되어 정부와 민간 이해당사자들이 참여하는 가칭 ‘남북산림협력민관협의체’를 구성해야합니다.
이 두개의 임시조직들이 심도있는 논의를 통해 가칭 ‘한반도산림복원센터’의 설립을 추진합니다. 이 센터는 주로 연구기능을 담당하게 됩니다. 동시에 다양한 재원확보를 위한 창구로 가칭 ‘한반도산림복원재단’이 설립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이제 남은 일은 개발협력의 본격적인 추진입니다. 남북이 그간의 신뢰관계를 기반으로 가칭 ‘남북산림협력기구’의 설립에 합의합니다. 이때 관련 법규 즉 ‘남북산림합의서’는 몰론이고 재원확보 및 활용방안, 복원의 목표와 구체적인 실행방법 등에 대해 광범위한 논의와 합의를 해야 합니다.
국가차원의 산림을 복원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전세계에서 우리나라 만이 그런 성공을 거둔 나라로 남아 있다는 사실이 증거입니다. 그러나 남한에서 성공하였다고 북한에 동일한 성공이 보장된다고 생각해서는 오산입니다. 산림복원에 대한 정치지도자의 의지와 국민의 지지, 사회제도, 대안적 에너지, 돈과 기술 확보 등이 필수 전제조건이지만 어느 하나 북한 상황에서 쉽게 기대하기 어려운 것 들 뿐입니다. 게다가 남한의 지원협력체계 구축도 쉬워보이지 만은 않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