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크 듣기
안녕하세요 서울대 산림경관복원센터의 김성일교수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2007년도에 Jennifer 제니퍼, Stewart 스트워트 그리고 Alastair 알라스테어 가 함께 편집한 ‘산림경관복원 핸드북 Forest Landscape Restoration Handbook’을 공부해 보겠습니다.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으로 언급되고 있는 ‘산림경관’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은 분들은
위키피디아에서 ‘landscape’를 검색해 보시고 나서
CIFOR 국제산림연구센터의 홈페이지에서 산림경관에 대한 다양한 논의를 공부해 보시면 되겠습니다.
지금 저는 3명의 센터 연구원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우선 박선주연구원. 이 책의 도입부분인 1-2장을 검토해 주셨는데요 주로 개념 부분이군요.
우리가 보통 ‘산림보전’이라고 하면 산림을 훼손하지 않고 지나친 개발로부터 보호하는 것이라는 생각이듭니다. 보전하면 갈등이 먼저 생각나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보전과 산림개발의 관계를 갈등이 아닌 조화의 입장에서 볼 수는 없을까요?
이 책에서는 어떻습니까?
네, 교수님.
이 책에서는 산림경관복원이라는 개념을 도입해 이런 갈등 상황에 대한 해결방안을 제시합니다.
특정한 지역만이 아닌 산림 경관 단위에서 산림복원을 설계하고, 그 안에 포함되어 있는 인간의 활동 역시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개념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경관이란 우리가 흔히 쓰는 풍경을 이야기 할 때의 경관과는 조금 다른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조경학에서 사용하는 경관과 이 책의 경관은 기본적으로 다른 개념으로 보시면 됩니다.
2009년 산림청에서 발간한 자료에 따르면, 산림경관이란 ‘산림과 인간의 상호관계 속에서 생태적, 시각적, 문화적 가치가 복합적으로 어우러져 형성된 경치’를 말합니다.
산림청의 개념은 경관을 경치로 규정하고 있지만, 이 책에서는 경관은 생태적 과정 혹은 결과물로 보지 않나요? 눈에 보이는 경치만은 아니라는 걸로 저는 이해하고 있는데요.
네 맞습니다.
산림경관이란 자연적 요소와 인간의 활동 작용이 종합된 지역적 특성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산림경관복원은 특정 측면만 우선시 하지 않고, 해당 지역의 생태적, 사회적, 문화적, 정치적 맥락에 따라 유동적으로 적용할 수 있습니다.
강 주변의 토지는 논으로 활용하고, 산 주변의 지역은 초지로 두고, 한 쪽 산에서는 임산물을 채취하고, 그리고 다른 지역의 황폐화된 산을 조림하거나, 천연림이 있다면 훼손시키지 않고 보호지역으로 놔두는 식입니다.
다양한 토지 상황에서도 적용할 수 있되 경관차원에서 종합적으로 설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때문에 긴 시간이 소요되며, 경관 내에 포함된 주민, 정부, 기구 등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이 반영되어야만 성공적인 산림경관복원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중요 포인트입니다.
박 연구원 감사합니다.
결국 이 책에서 산림경관복원은 궁극적으로 복원을 통하여 생태적 완전성을 추구하고, 인간의 복지를 반영하는 개념이군요. 자연의 회복력을 강화시키고 미래 세대에게 기회를 보장하는 장기적인 복원 개념으로 본다면 우리가 지금 연구하고 있는 북한 산림복원의 방향과 일치한다고 볼 수 있겠네요.
정윤정 연구원. 국가 차원의 산림복원은 수십년이 걸린다고 전제한다면 복원의 목적과 방향 등이 유연해야 하겠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최소 20년간의 조림과 추가적인 20년간의 육림 등 오랜 시간에 걸쳐 국가 산림정책의 방향을 수정보완해 가면서 지금에 이르지 않았습니까?
네 교수님, 맞습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세심한 수정보완이 필요합니다. 산림경관은 자연 생태계뿐만 아니라 그 속에서 더불어 살아가는 인간의 활동들을 포함하기 때문입니다. 산림경관을 복원하기 위해서는 복잡한 생태계 및 다양한 토지이용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대상 지역도 수십 ha에서 국가차원까지 이르는 대규모이고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점에서 높은 수준의 불확실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순응적 관리방법, adaptive management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순응적 관리방법은 산림경관처럼 끊임없이 변화하고 다양한 요소들이 얽혀있는 복잡한 시스템을 관리하기 위한 방법입니다. 1978년에 생물학자 및 시스템 분석 연구진에 의하여 사회와 생물권이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 지역의 관리지침을 설명하기 위해 만들어진 개념으로 인간이 지배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복잡한 생태계에 대한 연구를 기초로 합니다.
순응적 관리는 지속 가능한 관점에서 거대한 생태계를 관리하는 주된 접근방법으로 보면 되겠군요.
네 그렇습니다. 좀 더 자세히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순응적 관리는 4가지의 핵심요소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첫 번째 요소는 사회 및 생물물리학적 맥락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핵심 이해당사자를 확인하고 정치맥락을 이해하며 생물물리학적 관리 맥락 등에 대해서 이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두 번째 요소는 목표를 설정하는 것입니다. 성공적인 산림경관복원을 위한 지표를 설정하고 각각의 목표달성을 위해 필요한 주요 지역을 선정합니다. 세 번째 요소는 액션러닝을 적용하는 것입니다. 공통의 이슈를 가진 집단이 함께 관리계획을 시행하는 과정을 평가하고 계획을 보완해나가며 학습하는 액션러닝의 과정을 적용합니다.
마지막 요소는 평가입니다. 이해당사자들을 중심으로 한 사회경제적 영향 및 경관생태계에 끼친 영향을 평가합니다.
순응적 관리의 목표는 변화하는 경관을 관리의 대상으로 할 때의 불확실성을 줄여나가는 것으로 활발한 모니터링과 피드백을 실시하며 경험 및 학습에 근거한 의사결정과정을 반복합니다.
네. 흥미롭군요. 최근 산림청에서 수행한 보호지역 관리효과성평가 (MEE) 사업과 개념적으로 유사하네요. 결국 순응적 관리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경험 및 지식을 축적해나가며 관리의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시스템으로 보면 되겠습니다. 정연구원 고맙습니다.
좀 더 진행해 볼까요? 이 책의 8장에는 비교적 구체적인 복원방법에 대한 논의가 있습니다.
류현주 연구원 부탁합니다.
네 교수님.
황폐화된 지역을 복원할 때, 어떤 지역을 우선적으로 복원할 지, 어떤 수종으로 어떤 기술을 통해 복원할 지 등의 복원 방법은 지역의 여러 요소에 따라 결정되는데요. 저는 오늘 복원 방법을 결정하는 생물물리학적, 사회경제적, 조림학적 요소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우선 경관 복원 시 고려해야 할 생물물리학적 요소에 대해 소개하겠습니다.
생물물리학적 요소는 10가지로 정리할 수 있는데, 바로 천연림의 면적, 이차림의 면적과 질, 농지의 생산성, 황폐지의 면적, 환경적 우선지역, 재조림하기 어려운 지역, 생물학적으로 중요도가 높은 지역, 현장접근성, 그리고 계절적 변동입니다.
이러한 요소들이 복원 방법에 어떤 영향을 줄지에 대한 언급도 있나요?
네. 그렇습니다.
이들 요소는 복원 우선지역과 복원 용이지역, 복원 방법 결정, 복원된 자원의 배분 결정 등에 영향을 끼칩니다. 예를 들어, 남아있는 천연림 면적이 작고 희귀종의 서식지가 존재하는 지역, 접근하기 쉬운 지역 등은 우선적으로 복원할 대상으로 선정 되고, 생산성이 매우 낮은 농지의 경우 산림화했을 때 기회비용이 작기 때문에 우선 조림을 결정하게 됩니다.
다음으로, 경관복원 시 고려해야 할 사회경제적 요소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지역의 농지가 충분한 생산능력이 있는지, 토지소유권과 토지이용 패턴의 현황은 어떤지, 전통적으로 지역주민들이 임산물에 얼마나 의존하고 있는지, 생태계서비스 시장에 대해 지역 이해당사자들이 얼마나 알고 있는지, 이미 존재하는 인공조림지의 현황이 어떤지, 수익은 언제 얻을 수 있는지, 사업의 위험성은 얼마나 높은지 (저비용/속성수/보조금→저위험), 재정적 지원은 얼마나 받을 수 있는지, 지역주민들이 협조적인지 등이 경관복원의 사회경제적 요소에 해당합니다. 이들 요소를 바탕으로 사회경제적 이득을 가장 빠른 시일 내에 제공할 수 있는 복원 방안을 결정합니다.
3가지 요소 중 마지막 생태적 요소는 아직 언급하지 않았는데도 엄청난 항목들을 고려해야 하는군요. 네 계속해 주세요.
네 그렇습니다.
엄청나게 많은 인가들이 세심하게 고려되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복원 방법을 선택할 때 고려해야 할 생태적 요소로는, 수관피복도, 토양의 비옥도, 산불 레짐, 종자 확산 매개체, 잡초, 병해충과 유해동물 등이 있습니다.
류 연구원. 방금 언급한 용어중에 몇가지는 일반이 이해하기 어려운데요. 좀 쉽게 설명 부탁합니다.
네. 좀 더 쉽게 설명 드릴게요.
먼저 수관의 피복도는, 나무에서 가지와 잎이 무성한 부분을 일컫는 수관이 지표면을 덮고 있는 정도를 의미하는데요, 숲이 울창할수록 수관피복도는 높아집니다. 또 토양의 비옥도는 토양이 양분을 함유하고 있는 정도이고, 산불 레짐은 일정 지역에서 장기간에 걸쳐 산불이 일어나는 패턴을 의미합니다. 종자확산매개체라 함은 식물의 씨앗을 퍼뜨리는 자연물이나 동물을 일컫는데, 가령 가벼운 씨앗을 멀리 퍼뜨릴 수 있는 바람이나 빗물, 식물 열매를 먹고 씨앗을 배설하여 퍼뜨리는 새를 포함한 야생동물들이 있지요. 이러한 생태적 요소들은 구체적인 조림 기술을 결정하는 요소들로, 예를 들면 비옥하지 않은 토양에서는 일반적으로 식물들이 초기에 자리를 잡기 어렵기 때문에 척박한 땅에서 살 수 있는 식물을 심고 비료를 활용하게 됩니다.
산림경관복원이란 생각보다 복잡한 개념인 것을 오늘 알게 되었습니다. 2007년도에 발간된 이 핸드북에서 논의된 방법론은 이후 아프리카를 비롯한 많은 국가 지역에 성공적으로 적용되어왔습니다. 2011년 IUCN 세계자연보전연맹에서 발간된 보고서에 잘 정리되어있습니다.
우리가 오늘 이 문제를 다룬 이유는 북한의 대규모로 훼손된 산림을 복원하는 방안으로 경관복원개념을 도입해 보자는 겁니다.
박선주, 정윤정 그리고 류현주 연구원 모두 수고 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